스타트업

[스타트업 이야기] 두 개의 정신

스타트업을 했을 때 내가 가장 싫어했던 작업이 “시장 조사”를 하는 거였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만약 내가 만든 서비스가 좋다면, 사용자가 쓸 것이다.

 

그래서 사실 팀원들과 많은 충돌이 있곤 했고, 팀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발언도 많이 했던 것 같다.

논쟁은 보통 이렇게 진행된다.

  • 사람들 의견 다 들어가면서 만들면 이도 저도 아닌 서비스가 된다니까?
  • 우리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도 좋아할 거라고 말할 수 있냐?
  • 아니, 피카소는 그럼 그림 그릴 때마다 유저 피드백받으면서 그림 그리냐?
  • 우리는 사업을 하는 거지, 우리 만족하려고 서비스 만드는 거 아니야.
  • 무한 반복…

나는 저 당시, 저 고집 때문에 한 번도 정부지원 사업에 선정된 적이 없다.

그때는 내가 맞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나는 내가 맞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지금은 다른 팀원들의 의견도 맞다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더 자세하게 말해서 어떠한 서비스를 준비할 때, 크게 두 가지의 정신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가 정신 vs  사업가 정신

 

예술가 정신은, 내가 생각했을 때 이 서비스가 너무 좋고 훌륭하다고 생각해서 만드는 것이고

사업가 정신은, 사람들이 특정한 부분에 니즈(needs)를 갖고 있어서 이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 vs  제프 베조스

 

개인적인 생각일 수 있겠지만, 대표적인 예술가로 나는 스티브 잡스가 해당된다고 생각하고, 사업가로는 제프 베조스가 해당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우리가 제품을 보여주기 전까지 본인들이 뭘 원하는지를 모른다. 그게 내가 시장 조사에 의지하지 않는 이유이다. 우리의 임무는 아직 나와있지 않은 것을 알아내는 것이다.”

“People don’t know what they want until you show it to them. That’s why I never rely on marketing research. Our task is to read things that are not yet on the page”

-Steve Jobs

“우리는 고객을 파티에 초대된 손님으로 봅니다 그리고 우리는 주최자죠. 고객 경험의 모든 중요한 면을 매일 조금씩 좋게 만드는 게 우리의 일입니다”

“We see our customers as invited guests to a party, and we are the hosts. It’s our job every day to make every important aspect of the customer experience a little bit better.”

-Jeff Bezos

상당히 상반되는 의견이 아닌가?

마케팅 수업에서 만약에 해당 내용을 가르칠 때 어떻게 가르칠지 상당히 궁금하다.

이렇게 두 명의 성공한 인물들을 언급한 이유는, 두 가지의 자세가 모두 맞다는 걸 말하고 싶고,

혹시 본인이 예술가 정신을 갖고 있다고 해서 의기소침해하지 말고, 사업가 정신을 갖고 있다고 해서 “스타트업 정신(?)”이 없다고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폐업을 하지만, 사실 그 보다 많은 예비 스타트업들이 론칭도 못한다.

처음엔 본인이 맞다고 생각해서 서비스를 개발하다가 점점 주변의 안 좋은 의견에 본인도 불신을 갖게 돼서 접는 경우도 있었고, 베타 테스트하고 나서 피드백받은 대로 수정했다가, 만들고 보니 그냥 성능 안 좋은 페이스북이 돼서 접는 경우도 있다.

만약에 본인이 스타트업을 준비 중이고 팀원을 모으는 중이라면, 물론 팀의 다양성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은 정신을 갖고 있는지도 꼭 확인하길 추천한다. 마찬가지로 스타트업을 찾고 있다면, 본인의 정신과 그 회사의 정신이 맞는지도 꼭 확인하길 바란다.

만약, 이 부분의 싱크가 맞지 않으면, 팀원들이 불만을 갖기 시작하고, 마지막엔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말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